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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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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나타난 자라(뚝섬의 비밀)

고려 말과 조선초의 이름난 문신인 재상 권홍(權弘)은 문학에 뛰어나고 전서, 예서에 능하였다. 한 때 고려 공양왕 대에 조선의 개국 공신인 조준, 정도전 등을 탄핵하였다가 조선이 건국된 후 곤장과 유배에 처해지기도 하였으나 정종 때에 관직에 다시 나아갔다. 이후 그의 딸이 태종의 빈으로 간택되면서 왕실의 친족으로서 예조판서 및 영돈녕부사에 이르렀으나 곧 나이가 많음을 이유로 들어 그만두었다.

그는 벼슬이 최고에 다다르고 나이도 많게 되자 매일 구릉(丘陵)이나 명소를 찾아 노니는 것을 일로 삼아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겼다.

우리나라에는 이 자라에 관련되어 많은 설화가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옛날 자라를 즐겨 먹던 한 고을의 원님이 자라를 붙들어 맸더니 눈물을 흘리기에 풀어 보내자 고마워 하였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산봉우리의 이름을 자라봉이라고 짓는 것이나 '자라에게 놀란 놈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도 이러한 자라의 생김새와 특성을 바탕으로 생겼던 것이다.

「대동야승」이라는 책에는 권홍과 자라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여름날 밤에 잠을 자던 권홍은 기이한 꿈을 꾸게 되었다.
즉, 얼굴이 붉고 머리카락이 없는 늙은 노인이 엎드려 울며 간곡히 호소하길, "홍재상이 우리 종족을 모두 죽이려하니 바라옵건데 상공이 구원하여 주옵소서." 라고 하였다.
이에 권홍은 꿈에서 말하길,
"내가 어떻게 해야 구하겠는가?"
라고 다시 물어보자 늙은이가 말하길,
"홍재상이 반드시 상공과 같이 가자고 할 터이니 공이 꼭 사양하면 홍공도 행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다시 살려주시는 은혜이옵니다."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얼마 후,  갑작스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므로 놀라 잠에서 깨게 되었다. 이에 시중드는 노복에게 물어보니
"홍공이 오늘 살곶이에서 자라를 잡아 구워 먹으려는데 공에게 같이 가자고 왔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권홍은 생각하길 얼마 전 꿈 속에 나타나 울며 호소하던 늙은이는 반드시 자라(鼈 자라 별)가 화하여 나타난 것이라 하고는 무릎을 탁 치며 감탄을 하였다. 이에
"몸이 노곤하고 기력이 없으니 오늘은 힘들어서 못 가겠다."
라고 이르면서 사양하였는데 나중에 아는 사람에게 홍공이 과연 자라를 잡으러 갔는지를 물어보니 홍공도 그만 가지않았다고 하였다. 이에 권홍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구나 하며 더욱 감탄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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