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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교육-역사속청렴이야기15

부서
도로과
작성자
등록일
2009-03-19
조회수
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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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가 나오려면

동양의 이상사회는 요순(堯舜)시대다. 유교(儒敎)가 노리는 목표는 요순의 세상이다. 공자가 창시한 유교는 바로 공자의 이상을 따르기 때문에, 그렇게도 목메이게 바라던 공자의 꿈이 요순시대인 바에야 유교 국가의 이상은 역시 요순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글에 이러한 내용이 있다. “공자는 언제나 요순의 정치를 희희호호(熙熙호호)라고 일컬었다”라고 하면서, “요즘 사람들이 소박하고 담담한 뜻으로 풀이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라는 결연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불화(火)자가 들어간 ‘희희’는 밝다(明)라는 뜻으로, ‘호호’는 흰백(白)이 있으니 하얗다의 뜻으로 읽어서 “희희호호란 만가지 일에 모든 다스림이 밝고 깨끗하여 티끌 하나나 털끝 하나도 악(惡)을 숨기지도 추악함을 감추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마치 오늘날의 세속에서 말하는 밤이 낮같은 세상이란 말이 참으로 요순시대를 말함이다”라고 설명했다.

밝고 하얀 세상, 밤이 낮과 같아 티끌 하나, 털끝 하나의 추악함도 숨길 곳이 없고 숨길 방법도 없는, 그런 세상이 요순시대라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런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인가. 오늘날 우리가 다산 정약용의 학문 전체를 칭하여 말하는 ‘다산학’의 내용은 바로 어떻게 해야 요순시대를 도래하게 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다산이 사서육경(四書六經)을 면밀하고 치밀하게 천착하여 방대한 연구서로 232권을 저술한 이유도 요순시대를 만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제시한 결과물이었다.

 

『목민심서』,『경세유표』,『흠흠신서』등 이른바 ‘일표이서(一表二書)’라는 경세학(經世學)의 저서 역시 어떻게 하면 요순시대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목표에서 저술된 책이었다. 그런데 다산은 ‘육경사서’나 ‘일표이서’의 저작 목적을 요순시대의 구현에 두고 가장 확실한 용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하여 요순시대가 될 수 있었는가를 설명했으니 “요순시대가 도래할 수 있는 까닭을 살펴보고 거기에 이른 이유를 따져보면 오직 고적(考績)이라는 한 가지일 뿐이었다”(觀其所以致此之由 唯考績一事是已)라고 명료한 답을 내놓았다.

 

그렇게 단적으로 결론을 맺고는, 고적(考績 : 공직자의 업적 평가)을 논하는 여러 글에서 공직자의 고과평가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국가의 안위(安危)는 인심의 향배에 달려 있고, 인심의 향배는 민생의 잘살고 못사는 데에 달렸으며, 민생의 잘살고 못하는 것은 수령의 좋고 나쁜 데에 달렸으며 수령의 좋고 나쁜 것은 감사(監司)의 수령 고과평가에 달려 있으니, 감사의 고과평가 방법은 바로 천명(天命)과 인심의 향배의 기틀이 되는 것이요, 나라의 안위를 판가름 하는 것이다”(玉堂進考課條例箚子)라는 이론을 도출하였다.

 

지금의 제도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요즘으로 보면 기초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업적 평가를 제대로만 하면 요순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때는 현감이나 군수는 임명했고, 그들에 대한 업적이나 공적의 평가는 감사에게 있었다. 그래서 감사가 자기 예하 시·군의 장에 대한 공정하고 바른 평가로 그들의 업무를 제대로 감독하면 나라는 부해지고 백성은 편안해지는 요순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요즘으로는 시장이나 군수가 공직을 청렴하게, 개혁적으로 수행하여 주민들이 제대로 선거에서 평가를 내릴 수만 있다면 요순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청렴해라. 공정해라. 정직하고 바르게 행정을 펴라. 다 좋은 말이지만 그렇게 말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의 업무수행과 그 업적을 면밀히 검토하고 감사하여 올바른 감독을 할 때에만 좋은 세상이 온다는 다산의 주장은 오늘에도 통하는 이야기다. 국가청렴위원회는 청렴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업무를 감시하고 어떻게 업적을 평가할 수 있느냐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청백리가 나오려면 청백리가 나올 수 있는 제도, 즉 철두철미한 공직자 업적평가 제도를 통해 밤이 낮과 같은 세상이 되도록 일체의 부정과 비리는 숨길 수 없는 제도로 정착해야 한다. 공직자의 업적을 고찰하는 고적제(考績制)에 나라의 운명을 걸었던 다산의 주장처럼, 청렴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제도의 확립, 그것만이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첩경이 아닐까.

그래서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그렇게도 강조했다. 잘하고 깨끗하고 공정한, 그러면서도 능력 있는 사람만이 대접받을 수 있는 그런 법제가 확고히 정립되어야만 청백리가 속출하고 세상은 맑아져서 요순시대가 온다는 다산의 말씀을 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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